축구
[현장에서] 자책골로 한숨 돌린 울산, 떠난 선수들 '난자리' 속 도쿄와 1-1
든자리는 몰라도 난자리는 안다. 울산 현대의 첫 경기가 그랬다. 울산은 11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F조 1차전 FC 도쿄와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야심차게 시즌 첫 승을 노렸던 울산은 안방에서 도쿄와 승점 1점을 나눠갖는데 만족해야했다. 지난 시즌 MVP 김보경을 비롯해 믹스, 박용우 등이 떠난 중원의 공백은 컸다. 이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울산은 비시즌 동안 조현우, 윤빛가람, 고명진, 정승현 등 전 포지션에 걸쳐 새 얼굴들을 영입했다. 이날 경기서도 윤빛가람은 명단에서 제외되고 조현우는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지만 외국인 공격수 비욘 존슨, U-23 챔피언십 MVP 원두재 등은 선발로 출전했다. 그러나 원두재는 스리백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고 존슨도 기대했던 골맛을 보진 못했다. 두 팀은 초반부터 서로의 골문을 정조준했다. 전반 4분 레안드로의 슈팅이 울산 골문을 향하자, 2분 뒤에는 존슨이 오른발 슈팅으로 맞불을 놓으며 팽팽한 듯 했던 경기에서 도쿄가 레안드로-올리베이라-아다일톤 브라질 트리오를 앞세워 공세를 퍼부었다. 하지만 후반 17분 코너킥에서 시작된 공격 기회에서 존슨이 절호의 득점 기회를 잡았다. 정동호가 올려준 크로스가 정확히 문전으로 쇄도하던 존슨의 머리를 노리고 들어갔다. 그러나 잘 맞은 존슨의 헤더는 크로스바를 직격하며 골로 이어지지 않았다. 전반 37분에는 비슷한 코너킥 상황에서 레안드로가 올려준 크로스를 모리시게가 힐패스로 올려주며 실점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아다일톤의 헤더 역시 크로스바를 넘어가며 0의 균형이 이어졌다. 전반 종료를 앞두고도 두 팀은 나란히 서로의 골문을 한 번씩 노려봤지만 모두 골로 연결되진 않았다. 결국 0-0으로 전반을 마무리한 두 팀의 균형은 후반 18분 깨졌다. 레안드로가 역습 상황에서 쇄도하던 올리베이라를 보고 찔러준 패스가 날카롭게 문전으로 배달됐다. 정승현과 원두재가 달려들어봤지만, 올리베이라의 슈팅은 울산의 골망을 흔들었고 도쿄가 0-1로 한 골차 리드를 잡았다. 리드를 잡은 도쿄는 더 적극적으로 울산 진영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울산도 정동호 대신 고명진을 투입, 중원을 강화하며 반격에 나섰다. 후반 24분 데이비슨의 패스를 받은 이동경이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하야시 골키퍼가 막아낸 뒤 흘러나온 공을 골대 옆의 김인성이 잡아 재차 슈팅으로 시도해봤으나 빗나가고 말았다. 경기가 풀리지 않으니 플레이는 거칠어져갔다. 후반 32분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데이비슨이 무로야와 충돌, 경고를 받았다. 도쿄 쪽으로 흐름이 기우는 듯하던 후반 36분, 프리킥 상황에서 도쿄의 자책골이 터졌다. 키커로 나선 신진호가 감아찬 공이 수비를 위해 뛰어오른 아다일톤의 머리에 맞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승부의 균형을 맞춘 울산은 결승골을 위해 마지막까지 도쿄의 골문을 노렸으나 추가골은 없었고 경기는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울산=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2.11 21:26